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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The Others

폴로 그라운드, 그 독특한 야구장

by 아구아s 2020. 3. 21.

폴로 그라운드(Polo Grounds)

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신, 뉴욕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유명한 폴로그라운드입니다.

 

야구장처럼 안 생겼다구요?

 

이 사진은 어떠신가요? 굉장히 기이한 구조죠?

 

 

 

 

뉴욕 자이언츠(1891~1957), 뉴욕 양키스(1913~1922), 뉴욕 메츠(1962~1963)의 홈구장으로 오랜 세월 쓰였던 폴로 그라운드는 원래 폴로라는 스포츠를 하는 구장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우리가 아는 폴로 브랜드의 사진을 떠올려보세요) 야구장으로 한창 쓰이던 시절에도 풋볼과 축구와 같이 다른 스포츠 구장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등 많은 용도로 쓰였습니다.

 

 폴로는 4인 1팀으로 말을 타며 하키 스틱을 이용해서 폴로공을 상대팀의 골네트에 넣는 경기로,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기마 하키입니다.

 

뉴욕 자이언츠와 양키스는 1913년부터 1922년까지 동거를 하기도 했는데요, 잠실을 같이 공유하는 LG와 두산처럼 말이죠!

 

그럼 폴로그라운드의 특이한 구장 구조와 그에 관련된 사건들을 살펴볼까요?

 

[483ft의 중앙 담장]

 

400~420ft(120~130m) 정도가 일반적인 타석에서 중앙 담장까지의 거리인데, 483ft는 어마무시한 거리입니다. 거기에다 18m에 달하는 담장 높이까지...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나왔던 홈런 6,776개 중 단 3개(0.04%)만이 483ft를 넘었습니다.

 

폴로그라운드의 중앙 담장을 경기에서 넘겼던 주인공은 4명이었습니다.

1. 루크 이스터(1948, 니그로리그 경기)

2. 조 애드콕(1953)

3. 행크 애런(1962)

4. 루 브록(1962)

 

 

 

 

폴로그라운드의 중앙 담장에서는,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윌리 메이스의 "더 캐치"도 탄생했습니다.

 

때는 1954년 뉴욕 자이언츠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 8회초, 2대2로 팽팽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빅 워츠가 친 타구가 윌리 메이스의 키를 넘는 듯 했지만, 메이스는 담장 쪽으로 전력질주하며 캐치를 해냅니다. 결국 2대2로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게 된 자이언츠는 그 경기를 승리하게 됩니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NBC 아나운서는 한, "많은 이에게 착시 현상처럼 보였을 것(must have looked like an optical illusion to a lot of people)"이라는 멘트가 화제가 되었었죠.

 

[279ft(85m) 좌측 담장, 258ft(78m) 우측 담장]

 

중앙 담장이 어마무시하게 큰 것과 달리, 좌, 우측 담장은 어마무시하게 작았습니다. 우측 78m, 좌측 85m 사이즈는 제가 뛰는 사회인 야구장급의 크기인데요. 당시에는 그 짧은 우측 담장을 넘는 홈런을 두고 "Chinese Homerun"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왜 중국 홈런이라고 불렸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미국에 살던 중국 이민자들이 최소한의 보상을 위해 하찮은 노동을 하던 시대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당연시 여겨졌던 명백한 인종차별이죠ㅠ.ㅠ

 

 

 

 

가장 유명했던 우측 담장 홈런은 극적이기도 했지만, 가장 짧은 홈런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소개드렸던 윌리 메이스의 "더 캐치"가 나온 경기(1954 WS 1차전)에서, 10회말 더스티 로즈가 대타 쓰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자이언츠가 1차전 5대2 승리를 가져옵니다. 당시 홈런은 가장 짧은 우측 담장에서도 첫 줄에 있던 관중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진 홈런이었습니다.

 

 

좌측 담장에서 나온 홈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비 톰슨의 "The shot heard 'round the world"인데요, 전세계에 울려퍼진 홈런으로 해석됩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홈런이라고 손꼽히는 홈런으로, 1951년 뉴욕 자이언츠가 NL 페넌트레이스를 우승하고 월드시리즈로 직행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이 홈런 뒤에는 엄청난 백그라운드가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바비 톰슨의 "전세계에 울려퍼진 홈런(the shot heard 'round the world)"이 나온 좌측 담장

 

 

 

 

1950년대의 폴로 그라운드와 2010년대의 폴로 그라운드 부지를 나타낸 사진입니다.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현재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폴로 그라운드는 1963년까지 메이저리그 야구장으로 사용되고, 1964년 철거됩니다. 지금은 폴로 그라운드 타워라는 이름의 주택이 들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구조물이 있는데요, 그것은 존 T. 브러쉬 계단으로 불리는 계단 구조물입니다. 당시 자이언츠의 구단주였던 존 T. 브러쉬가 1912년 사망하여, 1913년 폴로 그라운드 외부에 그를 기념하는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계단은 티켓 부스로 곧장 이어져 있었고, 계단 위쪽에서는 야구장 전체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티켓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여기 모여 경기를 구경했다고 합니다.

 

존 T. 브러쉬 계단(현재도 남아있습니다)

 

 

 

폴로 그라운드.

 

저는 MVP 베이스볼 2005에서 처음 이 구장에 대해서 접했는데, 이게 가상의 야구장인지 실제 있었던 구장인지 계속 의심을 하고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독특한 구장이지만, 그 특징으로 인해 생긴 역사적 사건들도 많고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큰 야구장이므로 꼭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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